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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유통시장은 '지각변동' 중…H&B 뜨고, 브랜드숍 지고

  • 기사입력 2017.05.08 12:01
  • 최종수정 2017.05.10 09:08
▲H&B 스토어 올리브영 매장 전경 ⓒ포커스뉴스

[우먼타임스 안옥희 기자] 화장품 유통시장에 일대 판도변화가 일고 있다. 헬스앤뷰티(H&B) 스터어가 새 강자로 급부상하고 인터넷 쇼핑몰이 갈수록 시장을 휩쓰는 기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기존 브랜드숍들이 성장정체로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들어서부터 최근까지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브랜드숍들이 위기에 몰리자 실적부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매각이나 브랜드통합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B 스토어의 대표주자인 올리브영의 급성장은 화장품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화장품으로 올리고 있는 올리브영은 화장품 판매로 놀라운 실적증가를 보이면서 화장품 유통시장의 판도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올리브영은 지난 5년 39.4%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나타내며, H&B업계 7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로 부상했다. 1분기도 두자릿수 기존점 매출 성장과 함께 올해 38.4%의 매출 성장, 68.4% 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전국 매장수가 800개로 업계 1위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까지 1500개 이상의 출점 계획을 고려할 때 두자릿수 고속성장을 2020년까지 지속할 전망"이라며, "회사측 목표치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올해 영업익 68.4%, 지배순익 5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올리브영의 가파른 성장은 화장품 유통채널이 원브랜드샵에서 멀티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오 연구원은 "원브랜드샵의 매출 둔화가 뚜렷한 반면 멀티샵으로 대변되는 H&B 스토어가 급신장하고 있다"며, "국내 13조8000억원의 화장품 시장에서 H&B 스토어 화장품 매출 비중은 3.6%에 불과해 두자릿수 고속 성장은 수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H&B 스토어의 급성장은 브랜드숍들에 갈수록 위협적이 되고 있다. 오 연구원은 "국내 13조8000억원의 화장품 시장 대비 H&B 스토어 화장품 매출 비중은 3.6%에 불과하다"며 "두자릿수 고속 성장은 적어도 수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B 스토어와 더불어 뷰티 제품 구매의 대세로 자리잡은 온라인시장의 급성장도 화장품 유통시장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9'의 경우 화장품 매출은 그야말로 뜀박질이다.

G9의 올 1~4월간 전체 화장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3년 전 대비해서는 무려 177% 증가했다. 세부 품목으로는 올 들어(1~4월) 로드샵 브랜드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6배 이상(511%) 크게 증가했다. 다수의 로드샵 브랜드들이 온라인몰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진행하는 자체 세일을 비롯해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할인쿠폰, 캐시백 등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희선 G9 영업실장은 “온라인몰이 뷰티 제품의 대표적인 큰 판매 채널로 자리잡을 정도로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에 대한 반복 구매가 용이한데다,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입소문의 효과를 즉각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갈수록 시장이 줄자 비상이 걸렸다. 시장의 대세는 기울었다고 판단한 일부 화장품사는 브랜드를 매각하는가 하면 새로운 개념의 유통숍을 개설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장품 유통시장 판도변화의 회오리 속에 기존 시장의 잠식을 막고 매출부진의 돌파구로 사업다각화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첫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는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2012년 12%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2014년 1.5%까지 하락하면서 실적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미샤는 마침내 지난달 21일 사모펀드(PEF)인 IMM인베스트먼트에 주식의 상당부분을 매각, 이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로 변경됐다. 미샤는 앞으로 기업구조개선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자연주의’를 표방하면서 출범한 네이처리퍼블릭은 대주주인 정운호 전 대표가 도박혐의로 구속되면서 회사가 위기를 맞자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2618억원 매출에 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8.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오너리스크로 브랜드숍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면서 매각을 결심할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한불화장품의 1세대 화장품 브랜드숍 '잇츠스킨'은 지난 2일 모회사 한불화장품과 합병을 통해 종합화장품회사로 변신해 도약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잇츠스킨은 홈쇼핑에 진출하는 등 유통채널 다변화에 나섰다. 잇츠스킨은 대표 라인인 '프레스티지 데스까르고' 의 최신작 '프레스티지 앰플 데스까르고 21'을 지난달 14일 GS홈쇼핑을 통해 방송했다.

토니모리도 판매채널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토니모리는 쇼핑호스트 조윤주를 모델로 캐스팅하며 홈쇼핑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까지 브랜드숍 1위 자리를 지켜온 더 페이스샵은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을 론칭했다. LG생활건강은 올 연말까지 네이처컬렉션 매장을 26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돌파구를 동남아시장 등 해외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베트남에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브랜드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니스프리는 올해 1.4분기 이미 성장률이 둔화된데다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기록하자 해외진출 확대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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