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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산은행장의 '방만경영'…최악 실적에도 급여지출은 늘려

  • 기사입력 2017.02.13 18:04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왼쪽)과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우먼타임스 비즈온팀 이서준 기자] 한국수출입은행(행장 이덕훈)과 KDB산업은행(행장 이동걸)은 ‘신의 직장’임에 틀림없다. 두 국책은행장은 급여수준이 높은 데도 회사가 돈을 벌든 최악의 실적을 내든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지난해에도 종업원들에 대한 연봉 지출과 복리후생비를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낙하산 인사’로 알려진 두 은행장은 책임 경영에 전념하기보다는 자신의 임기 동안에 노조를 비롯한 종업원들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어 충돌하지 않고 임기를 무사히 끝내면 그만이라는 식의 방만경영을 보였는데도 금융감독당국마저 이를 그냥 지나쳤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연결손익계산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17개 시중·지방·특수은행이 지난해 1~3분기 지출한 복리후생비는 8532억 원으로 전년 동기(8764억 원) 대비 2.6%(232억 원) 감소했다. 은행들의 감량경영 탓으로 복리후생비 지출이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은과 산업은행은 예외였다. 수은이 쓴 복리후생비는 62억 원으로 같은 기간(56억 원) 대비 10.7%(6억 원), 산은은 19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5.3%(10억 원) 각각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연봉관련 지출도 늘었다. 특히 방만한 수출금융을 거액을 떼이기 일쑤였던 수은의 직원 급여 지출은 같은 기간에 686억 원에서 851억 원으로 24.1%(165억 원) 급증했다. 전체 조사 대상 은행들의 같은 내역 지출이 7조3721억 원에서 7조7958억 원으로 5.7%(4237억 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무려 4배가 넘는 증가폭이다. 산은의 급여 지출도 2296억 원에서 2356억 원으로 2.6%(60억 원) 늘었다.

수은과 산은 직원들의 연봉 수준이 낮아 급여 지출이 늘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두 국책은행의 종업원 연봉 수준은 국내 공공기관들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 알리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 1인 평균 연봉은 수은이 9543만원, 산은이 9385만원에 달했다. 전체 344개 기관 중 각각 상위 6위와 11위에 올라있다.

그렇다고 영업실적이 뒷받침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난해 대우조선을 비롯한 부실기업에 물려 경영실적은 최악을 기록했다. 수은의 지난해 1~3분기 사이에만 무려 88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 역시 10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은의 성적이 이처럼 고꾸라진 것은 지난해 산업계를 뒤흔들었던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 조선업계 구조조정의 여파다. 대우조선의 여신 건전성 등급이 하락하고 STX조선의 법정관리에 충당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적자의 늪에 빠졌다.

수은은 지난해 9조원에 달하는 대우조선 여신의 건전성 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췄다. 이에 따른 충당금 부담은 1조원이 넘는다.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놓이면서 '추정손실'로 분류된 1조3500억 원 규모의 여신은 전액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산은도 대우조선과 STX조선 여신에 대해 지난해에만 2조원 넘는 충당금을 책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다른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에는 참여하면서도 정작 스스로에 대한 구조조정은 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두 은행의 최고경영자가 낙하산 인사로 사실상 금융감독당국의 감독과 감시의 영향권에서 멀어 두 국책은행의 방만경영은 좀처럼 시정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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