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담철곤 오리온 회장, 또 횡령 혐의로 고발돼

동양그룹 CP 사기 피해자들, 담 회장이 아이팩의 동양그룹 은닉재산 가로챘다고 주장

  • 기사입력 2016.12.05 13:08
▲담철곤 오리온 회장

[우먼타임스 비즈온팀 안옥희 기자] 회사 돈을 횡령해 감옥살이를 했던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다시 횡령혐의로 쇠고랑을 찰 위기에 놓였다. 일부 시민단체와 동양그룹어음사기 피해자들이 담 회장을 동양그룹 은닉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약탈경제반대행동과 동양그룹 사기피해자 모임은 지난달 29일 담 회장과 아들 서원 씨를 특정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횡령죄, 조세범 처벌법상의 조세포탈죄 혐의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담 회장의 은닉재산을 찾아 피해자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송제기에 대해 “최근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은닉재산에 관한 제보를 받았다”면서 “담 회장이 (주)아이팩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팩의 기업가치는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동양그룹 사기피해자들에게 확인해준 것만 약 3000억원대에 이른다”면서 “담철곤이 횡령한 아이팩의 주식가치는 동양그룹 사기 피해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기사건은 지난 2013년 사기성 기업어음(CP)을 팔아 4만여명의 피해자와 1조원이 넘는 막대한 피해를 양산한 금융사기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이혜경 전 부회장의 남편이자 당시 동양그룹 수장이던 현재현 전 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판매하고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 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여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힌 혐의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돼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약탈경제반대행동 홍성준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보자와 이 전 부회장의 진술이 일치한 것을 확인해 담 회장 등을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제보자로부터 담철곤 회장의 횡령정황이 담긴 자료와 증언을 확보한 후 이혜경 전 부회장에게 확인 차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아이팩이 선친 이양구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자신의 것이 맞다고 친필로 확인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팩이 이혜경 전 부회장으로부터 횡령된 자산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일단 이 부회장의 것이 된다. 이 부회장은 동양그룹 CP사기사건 당시 남편 현재현 회장과 함께 경영에 관여했던 인물이므로 이를 추징, 환수하게 될 경우 최소 1000억원 정도 환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까지 동양측이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거나 보상한 적이 없으므로 이번에 환수된다면 동양그룹 사기 피해자들에게 1차적으로 돌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약탈경제반대행동과 동양그룹 사기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 산하 계열사 아이팩(옛 신영화성공업)은 원래 고(故) 이양구(동양그룹 창업주) 회장의 소유였다. 이 전 회장은 부인 이관희 명예이사장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당시 동양제과에서 일감을 몰아줄 수 있는 포장지 납품업체를 찾던 중 아이팩을 알게 됐고 아이팩 주식을 차명으로 인수했다. 차명 보유한 이유는 당시 포장지 제조업이 중소기업 고유 업종으로 분류돼 이 전 회장 이름으로 주식을 보유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89년 이 전 회장이 타계한 이후 부인 이관희 오리온재단 명예이사장, 장녀 이혜경 전 부회장, 차녀 이화경 부회장에게 아이팩 차명 주식 47%가 상속됐다. 아이팩 실질 주주였던 이 명예이사장·이 전 부회장·이 부회장은 상속세 회피 등을 위해 주식을 ‘실명 전환’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과 결혼한 담철곤 회장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이 차명주식을 차지했다. 담 회장은 지난 2001년 아이팩이 100% 지분을 투자한 중국 오리온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중국랑방아이팩’을 설립하고 2006년 12월 홍콩에 ‘PLI’(Prime Link International Investment Limite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뒤 한 달 만에 220만 달러(한화 27억원)에 차명주식을 인수했다. 이후 담 회장은 다른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던 53%의 지분까지 인수해 아이팩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됐다.

한편, 담 회장은 장남 서원 씨에게 시세보다 싸게 랑방아이팩 지분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편법상속’ 논란을 촉발하기도 했다.

장남 서원 씨는 지난 2013년 5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인 ‘스텔라웨이’를 설립하고 담 회장이 운영하는 아이팩으로부터 아이팩의 중국계열사로 연매출 3000억원에 이르는 알짜업체 ‘랑방아이팩’을 215억원에 샀다가 지난해 오리온 중국법인에 300억원에 되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편법 상속 논란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페이퍼컴퍼니 설립 당시 서원 씨가 영리행위 및 겸직이 금지돼 있는 군인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을 키웠다.

담 회장은 지난 2011년 6월 위장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이듬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풀려났다.

담 회장은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위장계열사 아이팩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과 장남 서원 씨에게 알짜업체 랑방아이팩을 편법으로 물려줬다는 논란에 휘말린데 이어 이번에는 동양그룹계열사를 불법으로 차지했다는 혐의로 고발되는 등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