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금감원, 왜 한진그룹 담보부족 여신규모 살피나?

한진해운 법정관리 따른 ‘물류대란’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압박용’
금융권, 법정관리 여파로 재무건전성 악화방지 차원의 여신점검

  • 기사입력 2016.09.21 15:45

[우먼타임스 데일리비즈온팀 이서준 기자] 금융당국이 한진그룹에 대한 은행권의 여신현황을 깊숙이 들여다보기로 한 것을 두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을 책임지고 해결하되 종래처럼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자금지원을 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거부해온 것처럼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물류대란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것 같으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압박차원의 여신점검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설명처럼 한진해운 법정관리여파로 은행들이 거액을 물려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을 최소화 하기위한 모니터링 차원의 여신점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9일 특수은행 및 시중은행에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여신 현황을 파악해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금감원은 특히 한진그룹 채권은행들에 대해 지금까지 나간 대출 중 신용과 담보대출을 구분하고 담보대출의 경우 담보가치와 대출액을 비교해 부족여부도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고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에 대한 여신은행들은 금감원이 담보를 제대로 설정했는지를 집중 살피라고 한 점에 유의하고 있다. 한진그룹에 대한 은행의 여신규모가 천문학적일 뿐더러 상당부분은 무담보 신용대출이거나 담보가치가 대출금에 훨씬 부족할 경우 금융당국은 이를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물론 한진그룹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즉 조 회장과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법정관리에서 발생한 물류대란을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압박용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얼마 전 물류대란에 따른 수출차질 등과 관련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의 책임을 강조한 바있다.

그럼에도 조 회장과 한진그룹이 채권단의 추가자금지원요구를 거절한 것처럼 물류대란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면 대출금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돈줄을 바짝 조이겠다는 속셈일 수 있다.

한진그룹의 은행권 여신은 약 8조원에 이르고 있는데 이중 3조5000억 원이 한진해운에 대한 대출금이다. 나머지 4조5000억원 중 4조원 가량은 대한항공 대출분인데 이 돈의 대부분은  항공기 구매 시 받은 담보대출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여신축소나 상환 등 돈줄을 조이는 방식으로 재벌그룹들에 대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는 ‘압박’ 정책은 재계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한진그룹에 대한 여신점검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은행권의 수지악화를 최소화하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여파가 한진그룹 전반과 국내 금융권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 한진그룹은 물론 채권은행의 재무건전성악화를 막자는 조사인 것 같다”며 일종의 모니터링 강화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한진그룹은 금융당국의 여신점검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금융당국이 지금까지 한진그룹이 물류대란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아래 ‘채찍’을 숨긴 여신파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한다. 조양호 그룹 회장이 사재를 털어 400억 원을, 대한항공이 600억 원을 출연키로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1천억 원의 지원규모는 유동성 상황이 좋은 편이 못된 한진그룹으로서는 짜내고 짜낸 금액이라고 밝혔다.  물론 대한항공 지원분 600억 원은 배임논란이 일면서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지원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계열사에 담보도 없이 자금을 지원할 경우 배임 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지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국면에 빠져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한진그룹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임 논란은 주주들을 설득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번 여신현황 점검은 그룹과 대주주가 적극적인 자세로 사태를 해결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고 해석했다.

[사진출처 = 한진해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