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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알짜 자산'다 챙기고 한진해운 버린 의혹

평택컨테이너터미널,해외상표권 등 핵심자산 사들여 피해 최소화한 듯
"경복궁 부지만 팔아도 2조5천억인데"…한진 부실경영 국민에게 전가

  • 기사입력 2016.09.01 18:01

[우먼타임스 비즈온팀 박홍준 기자]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신청 이전에 이미 핵심자산을 사들여 한진해운이 망해도 별로 손해 볼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진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지원은 채권단이 요구한 금액에 훨씬 미달하는 4,000억 원 이상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 경우 결국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을 결정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알짜배기’자산을 사전에 빼돌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해 5월 이후 해운업황의 장기부진으로 유동성위기에 빠진 계열사인 한진해운 자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인수금액만 2300억여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산가치가 높다는 평택컨테이너터미널, 부산 한진해운 신항만을 지난해 매입한 데 이어 올해 6월엔 아시아 8개 항로 영업권과 베트남 터미널 등을 사들였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자산은 앞으로 가치가 상승하면 상승했지 떨어질 위험이 적은 그야말로 돈이 되는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한진은 정부차원의 해운·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방침이 확정된 시점을 전후하여 이들 자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해온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부실계열사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수혈로 경영정상화를 기한다는 목적아래 이들 자산을 사들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해운 자산 매입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채권단 압박이 심한데다 자금을 지원할 곳은 그룹 계열사밖에 없어 이들 자산을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채권단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자금지원을 할 수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부도를 방치할 수 없는 딜레마에서 한진의 한진해운 자산인수를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당시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워낙 심각한 상황이어서 우선 불을 끄는데 정신이 팔렸지 한진의 한진해운 자산인수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를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보는 시각을 다르다. 법정관리를 예상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 자산을 빼돌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화고 있다.  채권단이 한진에 대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한진해운에 8,000억원 안팎의 자금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터에 4,000억 원 이상은 내놓을 수 없다고 버티면서 핵심자산을 사들인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한진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진해운을 살리겠다는 의지였다면 이들 자산을 외부에 팔아 그 대금을 한진해운에 투입하고 그래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이 추가로 소요되면 한진이 채권단의 자금지원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것이 순리였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한진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이미 예고됐다고 보고 ‘자산 빼돌리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지난 5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면서 한진그룹이 자구안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남은 길은 법정관리 외길 밖에 없다고 보았다. 자구안을 이행해야할 한진은 자구안 실천의지나 실천가능성을 스스로 판단,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한진해운의 운명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입장이었다.

한진은 당시 그룹전체의 유동성 상황 등에 비추어 자구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 장차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대비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이에 따라 법정관리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핵심자산인수에 나섰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진해운이 지난 5월에 한진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에 해외상표권을 양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아시아 항로 영업권은 자체 선박으로 운영이 가능한 최후의 보루로, 이 영업권이 넘어가면서 한진해운의 생명줄이 끊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진칼이 이를 사들인 것은 한진이 이미 한진해운을 살리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낳는 대목이다.

이런 논란 속에 정부가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후 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한진그룹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아이디 drea****는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살릴 돈이 넘쳐 납니다. LA호텔과 경복궁 부지만 팔아도 2조5000억 원이 생깁니다. 안 그런 이유는 이미 알짜자산은 다 빼돌렸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한진해운 해외상표권도 지금은 한진그룹이 갖고 있습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알짜재산은 이미 처분하고 남은 찌꺼기 처리하라고 이거 완전히 범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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