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돈 더 내라, 여력이 없다”…채권단-한진그룹 ‘힘겨루기’

한진 자구안 제출치 않고 버티자 채권단 일단 제출기한 이번 주말까지 연장
채권단 7천억 내 놓기 전에 추가지원 없다는 방침…법정관리신청 가능성도

  • 기사입력 2016.08.22 16:39
▲ 한진 컨테이너 선

[우먼타임스 비즈온팀 이서준 기자]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한 추가 자구안을 둘러싸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한진그룹이 팽팽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한진해운은 결국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22일 금융계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한진그룹에 대해 7000억 원 정도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자구안을 지난 주말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한진해운은 기한을 넘기면서 버티기 상태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진해운이 19일이나 20일 께 유동성마련을 위한 좋은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한진그룹이 유동성마련방안을 기한 내 제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기한을 넘기면서 버티기를 지속했다. 채권단이 요구한 돈의 일부는 모르지만 7000억 원은 도지 낼 수 없다는 종래의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그룹의 전체 유동성이 원활치 않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에 빠듯한 여유자금을 모두 쏟아 부을 경우 그룹전체가 위기를 맞게 된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일단 자구안 제출기한을 이번 주말까지로 연장했다.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기한이 내달 4일까지라는 빠듯한 일정을 감안할 때 지난주 말까지 구체적인 유동성 지원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경영정상화방안 마련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판단, 이같이 요구했으나 한진그룹은 결국 자구안을 제출치 않았다.

한진그룹이 유동성마련방안을 마련치 않을 경우 한진해운은 파국을 맞을 위험을 안고 있다. 채권단은 제출 기한만 연장했을 뿐 추가적인 지원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체적인 자구안을 확인해야 하겠지만, 한진해운에 추가로 유동성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유동성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채권단은 한진그룹의 생사를 조양호 회장이 결정토록 공을 넘긴 셈이다. 한진그룹이 자구안을 제출치 않고 계속 버틸 경우 채권단이 한진해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율협약체결 등의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측에 현재 진행하는 용선료 인하 협상 타결이나 선박 대출 만기 연장을 전제로 약 7천억 원 정도의 유동성을 직접 마련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으로서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거액의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법정관리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기 전에 유동성을 최대한 많이 내놓을 것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그룹으로서는 채권단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 측은 이미 채권단에 제시한 금액인 4천억 원 이상은 마련하기 어렵다고 버티고 있다. 그동안 투입한 유동성이 이미 1조원 정도를 투입했는데 추가적인 유동성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이 요구한 7000억 원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며 무리해서 이 돈을 조달할 경우 대한항공을 비롯한 그룹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유동성위기로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럴 바에야 한진해운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만기기한인 다음달 4일까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과 용선료 협상 등의 전제조건을 모두 마무리해야 한다. 내달 2일에는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 재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만약 자율협약 만기까지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로 이어진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